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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인문학 시즌3 - 삼각김밥은 누가 먹었을까?

anapyo 2016. 12. 2. 20:53

"인문학 그거 삶이랑 동떨어진 거 아니야?"


시즌 3 안녕인문학은 우리 일상과 가까이에 있는 인문학적 주제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11월 26일에 진행된 <삼각김밥은 누가 먹었을까?>에서는 나 특히 청소년의 삶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주제를 다뤄 보기로 했습니다.  

 

최근 대통령 국정농단으로 온 국민의 관심이 정치에 쏠려 있습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정치는 마치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이라는 듯 무관심하거나 부정부패나 일삼는 혐오의 대상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치 참여는 단순한 투표와 선거 또는 적극적으로는 집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번 안녕인문학에서는 이런 정치에 대한 좁은 이해에서 벗어나 정치를 넓게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정치에 대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불분명한 정의 대신 우리는 '2인 이상이 한정된 자원을 나누는 행위'로 정의하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이 정의 역시 어렵게만 들려 문자 그대로 외기 보다는몸으로 직접 익혀보기로 했습니다. 

 

청년, 아르바이트생 그리고 점주 중 편의점에 하나 남은 삼각김밥은 누가 먹어야 할까요?


참가자들은 점주, 아르바이트생, 청년의 사정을 듣고 그들의 대변인이 되어 누가 삼각김밥을 먹어야 할지를 토론하였습니다.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을 동원하여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 노력했습니다. 그것들을 토대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주장과 근거를 만들었습니다. 나머지 참가자들 역시 일방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주장하는 사람의 논리를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마치 그리스 아고라 광장을 연상시키더군요. 토론하는 중에는 자신을 기분 나쁘게 하는 말도 있었고, 반박할 수 없는 말도 있었지만 이러한 갈등 역시 정치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속성임을 참가자들은 몸으로 배웠습니다. 갈등을 단순히 나쁘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갈등을 어떻게 통합시킬 것인가를 우리는 더 배워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정치 공동체는 자연의 산물이며, 인간은 그 본성에 있어서 정치적 동물이다. 본성을 그렇게 타고났든 아니면 우연한 사건에 의해 그렇든, 누군가 정치 공동체 없이도 살 수 있는 자가 있다면 그는 인간 이상의 존재이거나 아니면 인간 이하의 존재이다. … 인간은 언어(이성)의 능력을 가진 유일한 동물이다. … 그것은 무엇이 유익하고 무엇이 유해한지, 그리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밝힐 수 있게 해 준다. 인간과 다른 동물의 차이점은 인간만이 선과 악, 옳고 그름 등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식의 공유에서 가정과 정치 공동체가 생성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삼각김밥 하나 먹는데 이렇게 싸워야 해요?"


석유, 다이아몬드, 땅을 더 많이 갖기 위해 토론을 하고 때론 물리적으로 싸우기도 합니다. 이러한 물질적 자원을 축소한 것이 바로 삼각김밥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역시 삼각김밥이 될 수 있겠지요. 이렇듯 우리는 크고 작고 보이고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계속해서 누군가와 나누고 있습니다. 이는 곧 늘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토론하는 것이 귀찮고 갈등이 있는 상황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러한 과정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은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인간의 의견도 소흘히 다뤄져서도 안 됩니다. 우리가 삼각김밥을 누가 먹어야 하는가를 정하는 일은 단순히 누가 먹을까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 그리고 인간이기 때문에 하는 활동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삼각김밥은 누가 먹었을까요?


표님 연구원

ana@tollelege.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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