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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라이프!' 수업 후기

Jeongjoo Lee 2017. 1. 17. 02:07

지난 12월 10일 - 벌써 작년이네요! - 송석 복지재단 혜화 교육실에서 안녕 인문학 시즌 3의 마지막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주제는 ‘굿 라이프!’로 말 그대로 ‘좋은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다소 고리타분하거나 현재의 고민과 거리가 먼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의외로(!) 자기 삶의 ‘좋음’에 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어쩌면 어른인 우리가 오히려 청소년의 삶을 너무 가볍게 여기진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나이가 적건 많건 많이 배웠건 못 배웠건 자기 ‘삶’은 누구에게나 소중할 텐데 말이죠.


@ 송석 혜화 교육실 수업 현장


“철학을 하늘에서 땅으로 불러 내려 각 도시와 집집마다 보금자리를 틀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 소크라테스의 주된 탐구 주제는 다름 아닌 ‘삶’이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 어떻게 좋은 삶을 살 수 있는지’와 같은 ‘삶의 철학’은 하늘이 아닌 땅의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물음이었고,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에도 많은 학자에 의해 탐구되었죠.


“당시 부모들은 자녀가 철학자에게 교육받기를 바랐을 것이다. 철학자들도 소피스트들처럼 설득의 기술을 가르쳤지만, 소피스트들과 달리 감정에 호소하는 법을 권하진 않았다. 또한, 소피스트들처럼 설득의 기술만 가르칠 것이 아닌 ‘어떻게 잘 살 수 있는지’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역사학자 마로우(Marrou)에 따르면, 철학자들은 교육의 도덕적 측면과 개인의 인격 및 내적 삶을 발전을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는 수업 과정에서, 많은 철학자들이 제자들에게 ‘삶의 철학’을, 곧 삶에서 추구할 만한 가치가 무엇이고, 어떻게 이를 최선으로 추구할 수 있는지를 가르쳤다.[각주:1]


그렇다면 도대체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삶’의 모습과 내가 가졌으면 ‘좋은(을) 것’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소년들이 단지 물질적이고 일회적인 좋음들을 나열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자존감’, ‘자유’, ‘자신에 대한 믿음과 성취’,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 등 진지하고 섬세한 답변들을 들을 수 있어 놀랍고,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 옆길로 새는 이야기지만, 이 일을 하면서 많은 학부모와 선생을 포함한 소위 어른들로부터 “요즘 애들은 생각이란 게 없다”는 푸념을 자주 듣곤 합니다. 그러나 제 경험에 비춰 답하자면, ‘생각이 없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을 묻지 않았을 뿐이죠. 진정을 다해 아이들에게 질문하지 않아놓고선, 시간을 내어 아이들의 생각에 귀 기울이지 않아놓고선 “생각이 없다”고 단정 짓는 건, 우리 어른들이야말로 생각이 너무 짧은 거 아닐까요?


@ 송석 혜화 교육실 수업 현장 


수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1권의 일부를 강독하면서 ‘최상의 좋음’이 무엇인지를 탐구하며 끝을 맺었습니다. 너무 어려웠던 내용이라 헛웃음을 내거나 인상을 찌푸리던 모습들이 기억에 남네요. :) 하지만 끝까지 알고자 분투하던 모습이 고무적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알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자기 삶의 ‘좋음’을 고민하면서 성장하는 모습 기대할게요. :) 


8주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해줘서 고마웠습니다. 

이 시간이 여러분이 살아낼 좋은 삶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정주 연구원

jeongjoolee@tollelege.org



  1. William. B. Irvine, ⟪A Guide To The Good Life⟫ (Oxford, 2009), 21. 번역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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